3기 신도시 사전청약 희망고문, 진행상황 입주지연 문제점 정리

2021년 7월 시작된 희망고문, 사전청약

사전청약은 일반적인 아파트 분양보다 2년 가량 앞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로 지난 2020년 도입되었다. 당시 폭등하는 부동산 가격 상승 분위기를 완화하려는 취지에서 도입했다. 당시 정부가 제시한 사전청약의 주된 목표는 주택시장 수요를 분산시켜 집값을 안정화시키는 것이었다. 이러한 안정적인 공급 확장 시그널을 사전청약으로 이끌어내고 무분별한 ‘패닉바잉’을 막겠다는 의도였다. 그리하여 2021년 7월, 본격적으로 사전청약이 시작한다. 당시에는 급등하던 집값 상승세를 한 풀 꺾는 데 일조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최근 들어 부동산 시장의 침체, 사전청약 일정 지연과 취소, 이에 따른 분양가 상승 등 부작용만 나타나고 있다. 오히려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말 그대로 희망고문이다.

2021년 1차 ~ 4차 사전청약 개요

2021년 사전청약 일정

2021년 7월, 정부는 야심차게 사전청약 추진 일정을 공개했다. 3기 신도시를 포함하여, 이미 진행중이던 2기 신도시를 비롯하여 빠르게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2021년 7월 16일, 1차 사전청약을 시작으로 2021년 12월 29일까지 수도권 18개 지구, 29블록, 16,759세대를 모집했다. 수도권 주요 지구를 포함하여 많은 청약대기자, 무주택자들의 희망을 품고 엄청난 경쟁률을 기록한다.

사전청약, 희망고문 3년 후

2024년 7월이면 사전청약을 시작한지 만 3년이 된다. 그렇다면 과연 정부의 약속대로, 목표대로 사전청약은 잘 진행되고 있을까? 2024년 3월 31일 기준으로 본청약 예정 기한이 도래한 곳은 전체 29개블록중 34%인 10개블록이다. 본청약 예정 기한이 지난 10개 블록중에서 실제로 본 청약이 진행된 곳은 6곳이다. 이정도면 양호한것 아닌가 싶지만, 심각한 문제는 청약연기에 따른 입주예정일 지연과 분양가 상승에 있다. 양주 회천 A24블록을 제외한 5개 블록은 짧게는 1개월, 길게는 11개월까지 본청약 일정이 지연되었다. 당연히 입주예정일도 늦어진다. 본청약 일정이 제대로 지켜진 양주 회천 A24블록의 경우에도 입주예정일은 4개월 지연되었고, 나머지 지역들은 짧게는 5개월, 길게는 무려 16개월이나 입주가 지연되었다. 파주 운정 A23블록은 학교 문제로 입주 시기가 2024년 10월에서 2026년 2월로 16개월이나 연기되었다. 이와중에 인천 검단 AA21블록은 공사중 철근누락으로 지하주차장이 붕괴되면서 전면 재시공이 결정되었다. 입주시기 역시 불투명한 상황.

지구명 블록 본청약예정 사전청약입주예정 본청약공고일 입주예정 청약지연
(입주지연)
파주 운정3 A23 2022.06 2024.10 2022.07.15 2026.02 1개월
(1년 4개월)
양주 회천 A24 2022.06 2024.02 2022.06.15 2024.06 ( – )
(4개월)
인천 검단 AA21 2022.08 2024.12 2022.09.06 2024.12 1개월
( – )
성남 복정1 A1 2022.10 2024.12 2022.11.30 2025.12 1개월
(1년)
성남 신촌 A2 2023.04 2025.05 2024.03.29 2026.05 11개월
(1년)
파주 운정3 A22 2023.06 2026.02 2023.10.05 2026.07 3개월
(5개월)
파주 운정3 A20 2023.06 2025.12 2024.10(예정) 2027.08 16개월
( 20개월 )
고양 장항 S1 2023.09 2026.10     6개월
( ?? )
남양주 진접2 A1 2023.12 2026.12     3개월
( ?? )
남양주 진접2 B1 2023.12 2026.06     3개월
( ?? )

사전청약을 거쳐 본청약을 진행한 곳은 분양가 상승을 감안하고서라도 입주예정의 꿈이라도 꿀 수 있다. 아직 본청약 조차 시작하지 못한 단지의 무주택자는 ‘사전청약 당첨자’라는 어정쩡한 지위만을 유지한 채, 전세기간 만료,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 밖에 없다. 본청약 시기가 도래했음에도 아직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은 4곳 중 파주 운정3 A20 블록(2024년 10월 본청약 예정)을 제외하고 나머지 고양 장항 S1, 남양주 진접2 A1, B1 은 2024년에도 진행 계획이 결정되지 않았다. 고양 장항 S1은 농수로 이설 이슈로, 남양주 진접2 지구는 삼국시대 유물 발굴 관련하여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상식적으로 지금까지의 과정을 지켜볼 때, 2024년 본청약을 예상했던 남양주 왕숙2, 하남 교산, 과천 주암, 남양주 왕숙은 더욱 뒤로 일정이 연기될 것이다.

사전청약 지연에 따른 분양가 상승 문제

사전청약 이후 본청약 지연에 따른 가장 큰 문제점은 일정 지연에 따른 분양가 상승을 당첨자들이 고스란히 떠 안아야한다는 점이다. 정부와 LH는 그에 따른 책임은 당첨자에게 있음을 명시하여 방관하고 있다. 사전청약 공고에서도 그 무책임한 무적의 한 줄이 등장하여 아무도 책임 지지 않아도 가능한 상태를 만들어 놓았다.

사전청약 공고 자체는 주택건설사업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략적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지원자는 그 내용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고, 현재 시점에서 알 수 없는 사항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되어있다. 빠져나갈 구멍을 확실하게 만들어 놓았다. 한마디로 당첨자의 책임이니, 감내하라는 것. 사실, 사전청약은 본청약 1~2년 전에 주택을 조기 공급하는 제도이므로, 사전청약 당첨자는 본청약 입주자모집공고 를 통해야 최종입주자로 선정된다. 따라서 언제든지 사전청약 당첨자의 지위를 포기할 수 있고, 다른 단지 본청약에 제한없이 지원이 가능하므로 그 어떠한 보상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사전청약은 보험으로 들어두고 부지런지 다른 청약에 도전해서 탈출해야하는 이유다. 정부의 말을 신뢰하지 말고, 플랜B까지 알아서 챙겨야하는 아이러니.

또한 사전청약 공고 당시 제시된 추정분양가는 말 그대로 ‘추정’분양가이고, 본 청약 시점에 달라질 수 있음을 고지하고 있다. 이 한줄 때문에 당첨자들은 자신의 연봉보다 더 높은 분양가 상승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

사전청약, 본청약 분양가 얼마나 올랐을까?

지구명 블록 평형 추정분양가(천원) 확정분양가(천원) 청약지연 / (입주지연) 상승률(%)
파주 운정3 A23 59 324,530 330,730 1개월 / (1년 4개월) 1.87
파주 운정3 A23 74 398,750 414,850 1개월 / (1년 4개월) 3.88
파주 운정3 A23 84 456,460 472,040 1개월 / (1년 4개월) 3.30
양주 회천 A24 59 291,850 299,960 ( – ) / (4개월) 2.70
인천 검단 AA21 74 370,550 384,340 1개월 / ( – ) 3.59
인천 검단 AA21 84 419,910 435,410 1개월 / ( – ) 3.56
성남 복정1 A1 51 586,090 635,420 1개월 / (1년) 7.76
성남 복정1 A1 59 676,160 734,040 1개월 / (1년) 7.89
성남 신촌 A2 59 682,680 788,700 11개월 / (1년) 13.44
파주 운정3 A22 74 380,740 420,600 3개월 / (5개월) 9.48
파주 운정3 A22 84 432,210 474,370 3개월 / (5개월) 8.89

사전청약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분양가 상승을 제어할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당첨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분양가 상승을 바라볼 수 밖에 없다. 물가 상승은 당연한 것이지만 상식을 넘는 상상을 초월한 분양가 상승은 당첨자의 마음을 허탈하게만 한다. 분양가 상승은 청약 일정지연보다는 분양시기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분양시기가 가장 빨랐던 파주 운정3 A23의 경우에는 약 3%의 분양가 상승이 있었고, 아마 이정도가 상식선에서 생각하는 ‘변동’의 의미일 것이다. 성남 신촌 A2블록은 사전청약이 11개월 지연된 덕분에(?) 분양가가 13.44%나 상승했다. 1년동안 사전청약 당첨자로써의 기쁨을 만끽한 대가로 약 1억원의 분양가 상승을 지켜봐야했다. 아직 본 청약을 진행조차 하지 못한 단지들은 물가, 인건비, 자재 등 비용 상승의 대가를 치뤄야할 것이다. 공포 그 자체다.

사전청약, 무엇이 문제인가?

사전청약 제도의 최대 문제점은 명확하다. 입주시기와 분양가 상승에 대한 불확실한 위험을 수요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전청약은 지구 계획 수립만으로 진행한다. 구체적인 자료없이 감정평가를 통해 추정 분양가를 산정한다. 이후 본청약 시점에 감정평가비와 설계비를 포함한 건축비, 택지비, 가산비 등이 도출되기 때문에 확정 분양가는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토지 보상과 지자체 협의 등의 변수로 본청약이나 입주 시점이 미뤄질 경우 확정 분양가는 계속 높아질 수 밖에 없다. 2010년에도 보금자리주택이라는 이름으로 사전청약과 비슷하게 진행된 경우가 있었다. 보금자리주택으로 공급된 하남 감일B1 블록은 청약이 무려 6년 10개월이나 지연되었고, 입주까지는 11년이나 걸렸다. 이러한 문제점을 노출하여 사라졌던 방식이 사전청약이라는 이름으로 2021년 부활했고, 지금도 뉴홈이라는 이름으로 계속되고 있다. 그래도 보금자리주택 시절의 사전청약은 지금보다는 좋은 상황이었다. ‘본청약 진행 시 분양가가 변동될 수 있다’는 안내 문구가 있었음에도 사전청약 당첨자들에게는 물가상승률 등의 반영 없이 사전예약 때 고지한 분양가 그대로 주택을 공급했다. 고된 기다림의 시간을 보상받기라도 하듯이 과거 보금자리주택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본청약 지연에 따른 금전적 손실은 떠안지 않았다. 이정도는 지켜줘야 기다린 보람이 있지 않을까?!

사전청약 올바른 활용 방법

현재까지 진행된 경과를 살펴볼 때, 정부의 사전청약 계획은 믿을 수 없다. 신뢰하지 않는 것이 지혜로울 것이다. 따라서 사전청약의 장점만을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사전청약은 당첨된 뒤 포기해도 재당첨 제한 등 페널티가 거의 없다. 따라서 자신이 정말 실거주하고 싶은 지역에서 사전청약이 나온다면 지원하고, 당첨되더라도 다른 청약에 꾸준히 도전해야한다. 아니면 좋은 매물을 매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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